더위가 조금 천천히 물러나는 바람에 가을이 조금 길어진 요즘이다.
근래 용마사에 단풍 구경을 갔는데, 단풍잎의 색이 다 바래진 모양이라 그렇게 아름답진 않았다.
날이 추워져야 단풍으로 세상이 울긋불긋 물들었을 텐데, 아직도 파란 잎이 남아있는 걸 보면 그른 것 같기도 하고.
게다가 오늘은 낮 온도가 20도까지 올라갔다. 작년 혹은 제작년 이 즈음의 기온은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, 올해는 유별나다.
혹시나 싶어 사진첩을 찾아봐도 온통 두꺼운 옷으로 싸맨 모습이 한가득이다.
지난주까지만 해도 갑자기 추워지길래 꺼내놓은 두꺼운 옷들은 여전히 햇빛 한 번 쐬지 못하고 서랍에 늘어져 있다.
다 정리하고 남은 여름 옷 몇 가지만 돌려 입는게 며칠째다.
그래도 운동가는 길에 예쁘게 물든 단풍잎 몇 개 주워들고 가을 분위기를 내봤다.
빨갛게 물든 색이 여간 예쁜 것이 아니다.
벌써부터 유통업계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욕구를 촉진시키고 있다.
조금 아쉬운 점은 아직 날이 서늘하지 않아,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잘 살지 않는다는 점이다.
추위에 얼굴이 살짝 발그레해지고,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와야 할 것 같은데,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말이다.
왜 그런가 조금 고민해봤는데, 아무래도 겨울의 이미지와 크리스마스의 이미지가 강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인 것 같다.
겨울은 다소 적막하고 서늘하게 내려앉은 느낌이 있다. 사람들은 추워서 잘 나다니지 않으니, 인기척도 적다.
반면 크리스마스는 형형색색의 채도가 높은 전구들로 꾸며진 느낌이 있다. 연인 혹은 친구들과 만나 휴일을 즐기거나,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만큼 활기찬 분위기를 형성한다.
그 대조가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조금 더 극적으로 만들지 않나 싶다.
크리스마스라고 스타벅스에서 시즌 메뉴를 출시했다.
딱히 스타벅스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, 여기저기서 보내준 쿠폰의 유효기간이 다가오길래 가서 사와봤다.
다른 케이크를 사려다가 저 귀여움에 홀려 구매해버렸다.
이름은 산타베어리스타 케이크다.
아래 위치한 버터케이크가 꽤 많이 단 편이다. 씁쓸한 커피 한 잔이 무척 생각나는 맛이었다.
곰돌이 얼굴이랑 귀, 모자는 화이트 초콜릿으로 장식한 거라 두 입 먹으면 버터 케이크 위에 마스카포네 크림만 얹어져있는 형국이 된다.
마스카포네 크림은 단 맛이 좀 적어서 버터케이크랑 같이 먹을만 했다.
그래도 하나 다 먹기에는 너무 달더라.
안에 라즈베리 잼이 있긴 하지만, 크림에 비해 너무 소량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.
이래저래 단 맛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지만, 여전히 입이 즐거운 케이크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.
한 번쯤 귀여운 케이크가 눈에 들어온다면 먹어봐도 좋지 않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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